해리포터 시리즈 3편인 <아즈카반의 죄수> 인콘서트라는 것을 보게 되었다. 해리포터 광팬인 아이 때문에 예매를 했었는데 아이가 안 본다고 해서 미리 취소를 했어야 하는 것을 깜빡하고 있다가 공연 관람 전날이라는 알람을 받고 난 후에야 예매를 했다는 사실을 기억했다.
고민을 하다가 취소하는 시간도 지나버려서 어쩔 수 없이 표값 30만원을 다 날릴 위기에 처해서 어쩔 수 없이 나와 아내, 둘이서만 오랜만에 데이트를 한다고 생각하고 나갔다. 저녁으로는 아이는 좋아하지 않는 햄버거를 먹었는데, 쉐이크쉑으로 가봤다. 잔뜩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, 생각했던 그 맛이 아니었다. 빵이 조금 더 라이트한 느낌이면 좋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. 먹어본 느낌은 빵의 기름기만 조금 빠지면 프랭크 버거가 더 낫겠다는 느낌이었으니까.
해리포터 인 콘서트
해리포터 인 콘서트는 영화를 상영하면서, 거기 나오는 배경 음악을 특수 효과 음을 제외하고 모든 것을 오케스트라가 실시간으로 연주하는 공연이다. 엄청 대단할 것 같으면서도 막상 가서 보면 영화에서 사용되었던 음악을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것 말고는 딱히 영화를 보는 것과 다를 것이 없었다.
한 마디로 말하자면, 극장에서 보면서 사운드 빠방하게 보는 것하고 비교했을 때 생음악이 가지는 특별한 이점이 있다는 생각이 드는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. 나는 영화에서 나오는 사운드가 조금 더 멋지게 편곡이 되어서, 영화의 일부 장면이 상영되면서 그에 맞춰서 편곡된 음악이 연주되는 것으로 기대를 했다.
하지만, 그런 예상은 완전히 벗어났다. 그냥 영화를 작은 스크린을 통해서 보면서 사운드가 생음악으로 들린 것 뿐이다. 극장에서 봤다면 별 차이를 못 느낄 정도다. 하지만, 조금 다른 점이라면 아주 열성적으로 연주를 하고 있는 연주자들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이다. 지휘자가 별도로 보는 화면에서 번쩍이는 동그라미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흐르는 세로바가 눈에 띄었다. 그것을 바탕으로 지휘를 한 것이니까.
다행스러운 것은 이 영화를 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는 것이다. 앞부분만 본 것 같다. 해리포터가 마법의 버스를 타고 런던 시내를 휘젓고 다니는 장면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었다. 그것 말고 다른 부분은 전혀 생각이 안 난 것을 보면 해리포터 영화를 2편까지만 극장에서 열심히 챙겨본 것이 맞을 것 같다.
여전히 많은 팬들
기대 없이 세종문화회관을 갔었으나, 의외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. 딱 봐도 해리포터의 광팬들로 보여지는 수 많은 관객들. 다행히 관람 문화는 나쁘지 않았다. 몰지각하게 핸드폰을 중간에 꺼내어 불을 밝히는 사람은 없었다.
딱 한 명 몰지각한 관객이 있었는데, 상영 초반에 겁도 없이 사진을 찍은 앞자리 사람이다. 뭘 믿고 그렇게 사진을 찍었을까. 그렇게도 사진을 찍지 말라고 외치고 다닌 안내 직원들이 있었는데 듣지도 않는단 말인가?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선진 시민의식은 멀었다는 것을 느끼게 한 사건이라고 생각한다.
그래도 여전히 많은 팬들이 있었고, 인터미션에는 서로의 생각을 나누기도 하는 등 열띤 이야기를 하는 모습들을 보는 것도 재미는 있었다. 아무튼 영화 자체는 재미있었다. 약간의 반전 같은 모습도 있고, 의외로 유머러스한 부분이 있어서 재미있게 본 듯하다.
앞으로도 매년 이렇게 한 편씩 공연을 한다고 하는데, 고블릿 오브 파이어를 보러 갈지 안갈지는 그 때 가 봐야 알 것이다. 영화를 미리 보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구만.